어느 날 친구 폰으로 봤는데 프사가 다르더라, 하는 순간이 있어요.
나한테만 다른 걸 보여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요. 그때 드는 감정이 좀 복잡하죠. 배신감 같기도 하고, 이상하게 안심이 되기도 하고요.
먼저 알아둘 것 — 이건 품이 드는 일이에요
멀티프로필을 설정하려면 해야 할 일이 있어요. 누구에게 뭘 보여줄지 정하고, 친구 목록을 나누고, 사진을 따로 준비하고, 계속 관리해야 해요.
완전히 무관심한 사람은 그 수고를 하지 않아요. 신경 쓰이지 않는 사람에게 뭘 보여줄지 고민할 이유가 없으니까요.
그래서 멀티프로필이 설정돼 있다는 사실 자체는, 적어도 당신이 그 사람의 고려 대상 안에 있다는 뜻이에요. 좋은 쪽이든 아니든요.
문제는 방향이 두 가지라는 것
여기서부터가 어려워요. 같은 행동인데 의미가 정반대일 수 있거든요.
첫째,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고른 경우. 당신이 볼 걸 알기 때문에 연출하는 거예요. 잘 지내는 사진을 걸어두거나, 반대로 힘든 티가 나는 사진을 두거나. 어느 쪽이든 당신의 반응을 염두에 둔 거고, 아직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에요.
둘째, 근황을 숨기려는 경우. 새로 시작한 무언가를, 혹은 누군가를 안 보이게 하려는 거예요. 이건 정리하고 싶다는 신호에 가깝죠.
앞쪽이면 아직 끝나지 않은 거고, 뒤쪽이면 끝내려는 거예요. 그런데 화면에 보이는 건 똑같아요.
구분할 단서가 있긴 해요
완벽하진 않지만 참고할 만한 게 있어요.
나에게 보이는 쪽이 자주 바뀐다면 연출일 가능성이 높아요. 숨기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자주 바꿀 이유가 없거든요. 반대로 오래 그대로 방치돼 있다면, 그냥 안 보이게만 해두고 관심을 끈 상태일 수 있어요.
설정한 시점도 중요해요. 이별 직후에 바로 설정했다면 감정 정리 과정에 가깝고, 한참 지나서 갑자기 생겼다면 뭔가 새로운 일이 생겼다는 뜻일 수 있어요.
그런데 확인하려 들지 마세요
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무리를 해요. 부계정을 만들거나, 친구에게 대신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거나요.
그렇게 알아낸 정보가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. 사진 한 장을 더 본다고 해석이 확정되지 않고, 오히려 확인하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더 붙잡아 두거든요. 하루에 몇 번씩 들여다보던 게 몇십 번이 돼요.
무엇보다 이런 식으로는 가장 중요한 걸 끝까지 알 수 없어요. 지금이 연락해도 되는 때인지요.
마음이 남아 있어도 지금은 아닌 시기가 있어요. 반대로 무심해 보여도 열리는 시기가 있고요. 프로필은 그 시기를 알려주지 않아요.